[독서 후기] 은밀한 설계자들

이 책의 원제는 ‘Coders’입니다. 프로그래머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죠. 그런 면에서 ‘은밀한 설계자들’이란 제목은 조금 어색해 보였습니다. 왠지 프로그래머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거든요. 책을 읽어 가면서 번역서의 제목을 왜 이렇게 붙였는지 조금은 이해되었습니다. 이 책의 전반부는 어디선가 읽어 보았음직한 익숙한 패턴을 따릅니다. 오래된 프로그래머의 전설적인 경험담이나 성공한 창업가의 이야기입니다. 책 후반부에 성별과 인종에 따른 편견을 꼬집고 있지만 앞부분은 오히려 프로그래머는 어떤거야라는 편견을 독자에게 주입하고 있는 듯한 모순이 있습니다.

책의 이야기는 조금씩 프로그래머 개인의 특질에서 공동체가 해결해야할 문제로 화두를 옮깁니다. 여성 개발자에 대한 편견을 정면으로 다룬 것은 특히 그렇습니다. 초기 프로그래머는 진짜 여성들이었습니다. 영화 히든 피겨스도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머신러닝 분야도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습니다. 백인 남성이 주류가 된 소프트웨어 시장의 문제를 보면서 우리도 학력과 성별에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는지 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다루는 장에서 전통적인 프로그래머와 인공지능 프로그래머의 차이를 비교적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인공지능이 저지르는 편견은 결국 사람의 편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런 편견은 현실은 반영하기 때문에 정당한 것일까요? 아니면 의도적으로 고쳐야 할까요?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고민할 것이 많은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과 구글과 같은 빅테크에 저항감을 느끼는 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조금 더 사용자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게임과 웹툰, 광고에 쏟아 붓는 프로그래머들의 노력과 창의성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의 전반부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은 분과 이들과 함께 일하는 분들이 읽어 보면 좋습니다. 후반부는 이미 프로그래머이거나 인공지능 개발자가 되고 싶은 분에게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7장, 9장은 읽어 둘 가치가 있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면 서점에 가서 금방 읽을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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