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더버지(theVerge)에서 구글이 챗봇(chatbot)을 개발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는 싱귤래리티(Singularityu.org)가 진행한 컨퍼런스에서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이 밝힌 내용입니다. ‘The Singularity is Near'(번역서: 특이점이 온다)의 저자로 유명한 레이는 2012년 부터 구글에서 자연어처리 부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의 팀이 개발하고 있는 챗봇은 올해말쯤 발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챗봇의 이름은 출판되지 않은 레이의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하나인 대니엘(Danielle)에서 따 왔다고 합니다.
레이가 밝인 구글 챗봇의 특이한 점은 사용자가 자신의 글을 봇에게 학습시켜 자신의 스타일이나 개성을 나타낼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레이는 2029년에는 튜링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는 완전한 AI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라도 상단 수준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AI가 등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레이 커즈와일이 언급한 챗봇의 기사와 거의 동시에 애플의 시리(Siri)에 관련된 기사가 테크인사이더에 실렸습니다. 이 기사의 제목은 다소 센데요. 말 그대로 애플의 AI가 구글이나 다른 경쟁자들을 다 쓸어버릴 거랍니다.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애플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AI에 투자를 소홀히 했거나 혹은 과소평가 하지 않았나 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작년 애플이 인수한 보컬아이큐(VocalIQ)가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영국 스타트업인 보컬아이큐는 스피치 인식의 성능을 매우 높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중에 있었고 시중에 나오기도 전에 애플이 전격인수를 한 사례입니다. 현재는 홈페이지도 닫혀져 있고 보컬아이큐 전 CEO Blaise Thomson의 링크드인 페이지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어떤 연구를 했었는지 엿볼수 있는 정도입니다.
기사에서는 ‘야외 주차장에 와이파이가 있고 애들과 함께하기 좋은 중국식당을 찾아줘’란 질문에 시리(Siri)나 구글 나우(Now), 코타나(Cortana) 등은 20% 정확도이지만 보컬아이큐의 정확도는 90%라고 합니다. 거기에 더해 이전 질문을 바탕으로 현재 질문을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멕시칸 식당으로 다시 찾아줘’라고 하면 이전 질문의 중국식당을 제외한 다른 제약요소는 그대로 유지하고 멕시칸 식당을 찾아줄 수 있습니다.
기사대로라면 보컬아이큐는 수천개의 대화를 가지고 학습했음에도 수억개를 보고 배운 시리보다 뛰어나다고 하는데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아직 애플이 공식적으로 보컬아이큐나 시리에 대해 발표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6월에 열릴 애플의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시리에 대해 중요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시간순으로 나열된다면 애플이 시리로 일격하고 이어서 구글이 반격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정말 곧 그녀(her)를 만날 수 있는 것일까요?
(업데이트) 애플이 올해 1월 사람의 얼굴표정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 이모션트(Emotient)를 인수한 것이 국내 언론에도 기사화가 되었습니다. 오늘 미디엄의 또 다른 글에서는 이 이모션트의 기술을 활용하여 애플이 시리의 성능을 높이게 될 것(Siri2)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업데이트) 이 글에 포함되어 있는 커즈와일의 유투브 인터뷰 동영상이 비공개로 바뀌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